길고.. 길었던 니알라토텝의 가면들: 중국편을 드디어 완주 했습니다! 유독 중국 편에서 이런 저런 팀원들의 이슈가 있어서 반년 정도를 쉬어가며 진행했기 때문에 중국편의 완주가 유독 새롭네요… 랄까 케냐편 엔딩이 23년 9월 17일이였으니까 진짜 1년만에 엔딩 본거잖아? 새로울만 하네요!

중국에 들어오면서부터 매 세션마다 탐사자가 한명씩 죽고 교체되기 시작했었습니다. 1회차엔 나디아. 2회차엔 그웬돌린, 3회차엔 니콜라스가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에 마지막 세션날에는 아무도 죽게 하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전투를 피하고 안전한 방향으로 진행을 하려 했는데 한낱 인간이 다이스갓의 결정을 거스를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초반에 호팡의 창고를 뒤지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의견이갈렸는데 바로 몇 일 전에 호팡을 살해했었고(이것을 살해라고 봐야합니까? 자택침입에 과잉대응한 호팡에 대한 정당방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씨알도 안먹히겠죠) 비대한 여인의 종단이 저희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창고에 대한 감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희생이 나올 바엔 조금 얻을 수 있는 정보를 포기하자고 설득하기도 했었고요.

회룡도에 들어가서도 집회가 끝난 후에도 비대한 여인의 종단 수뇌부가 안쪽에 남아있다고 하시기에 안쪽 사무실을 둘러보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다이너마이트로 중국 사교도들이 만들고 있던 것을 마그마 속으로 빠트리고 도망가자! 는 결론을 내었습니다. 메타적으로 플레이어들은 핵미사일인것을 알았지만 캐릭터들은 핵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에 그런 위험한 선택을 했기도 했고. 제 예상으로는 1. 마그마에 빠진 미사일이 외부 철갑판부터 녹는다. 2. 외갑판이 다 녹은 후 기폭장치에 열이 전달된다. 3. 마그마 속에서 핵이 터지면서 휴화산 지층에 충격이 전해진다. 4. 화산이 폭발하면서 사교도를 모두 날려버린다. 였는데 ㅋㅋㅋㅋ 핵탄두가 미사일 내부에 있던게 아니라 동굴 안쪽 다른곳에 있는건 저희가 조사를 안해서 미처 몰랐네요. 전투를 피하고 싶어서 빠르게 도망간게 오히려 죽음을 부르는 결과가 되었다니 정말 인생의 아이러니에요…

아무튼 그렇게 핵폭발이 일어나는 바람에 다들 행운과 건강 점수를 많이 소모했고 전투도 아닌 피폭으로 동료 하나를 또 잃게 되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캠페인에서 맞이한 죽음 중 가장 끔찍한 죽음이 아니였을까 싶어요. 하지만 제가 후일담에서 이야기 했듯이 HBO드라마 체르노빌에서 나오는 것처럼 자신이 피폭당해 죽을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을 하기 위해 원전으로 들어가는 노동자들의 마지막 장면을 개인적으로 감명 깊게 봤었거든요. 우리가 그곳에서 피폭까지 예산하지는 못했지만 폭발에 휩싸인다던지 화산이 폭발을 피할 수 없다던지 혹은 사교도와 전투가 생길거라던지 등의 위험 요소는 충분히 생각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장소에 있던 탐사자들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이였기 떄문에 그 선택을 할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크툴루 캠페인을 하다가 신화 생물에게 죽거나 사교도에게 살해당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는 죽음이지만 캠페인 중에 피폭을 당해서 사망했어. 그것도 화산을 통째로 날려버리면서. 라고 하면 어디가서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흔치 않은 경험이지 않을까요? 제 남은 티알 인생에서 이런 경험을 또 할 기회가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회룡도에서 탈출해 나오는 장면 007시리즈같고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역시 폭발은 예술이다!!!

아무튼 중국에서의 비극을 뒤로 하고 탐사자들은 마지막 국가인 호주를 향해 떠납니다. 많은것을 잃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희생해야겠지만. 기꺼이 그러리라 결심한 사람들이니까요. 호주에서는 또 어떠한 파란만장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우리의 오래된,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은 이 역경을 어떻게 이겨나갈지 기대됩니다. 이야기는 최종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