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혐생이 바빠져서 후기에 소홀해진 사이 우리의 탐사대는 이집트 탐사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집트 첫 세션에서 후기를 썼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시나리오의 시작과 마무리에라도 후기를 올리는데 의의를 두…려고 했는데 시작할때도 후기를 안썼었군요 이런…
영국에서 도망치듯이 탈출한 우리의 탐사대들은 영국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탐사 장소를 이집트를 선택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잭슨을 살해한 피투성이 혀 교단과 관련이 깊은 아프리카 지역이며 탐사하는 내내 ‘검은 파라오’라는 이름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던 터라 적의 본거지에 들어가는 것 같은 긴장감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긴장했던것과는 다르게 이집트에 도착하자마자 호객꾼에게 걸려서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문화권이 다른 나라에 간다는것은 정말 많은 고난과 역경이 함께하는 일이라는것을 깨달으며 1920년대에도 관광지는 어딜 가나 비슷한 풍경이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20년대의 이집트는 피라미드 발굴이 한창이였던 시기였던지, 앞서 실종된 칼라일 탐사대에 이어 이번에 방문했을때에도 영국에서 출발한 발굴대가 이집트에서 작업이 한창이더군요. 자고 일어나면 역사적인 유물이 발표되는 시대였다니, 고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흥미로운 시대였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희의 여행은 인디아나존스가 아니라 세상을 혼돈으로 빠트리려는 사악한 종교단체들의 계획을 알아내 저지하는것이였지만요.
페루에서의 첫 탐사 이후로은 쭉 서구권의 도시에서만 탐사를 했던 터라(미국..영국..) 시나리오 내에서 탐문을 통해서 정보를 얻어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랫만에 유물이 있는 현장으로 돌아오게 되니 직접 발로 뛰고,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정보를 알아내는 과정이 많아서 즐거웠어요. 피라미드 지하에 뚫린 미로를 통해 비밀스러운 종교가 의식의 장소로 사용하는 공간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걸 수호하는 파수꾼들과 전투를 하거나 그들로부터 몸을 피해 의식을 방해하도록 유물을 훔쳐내 파괴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진행한 세션들이 전부 영화였다면 이번 작품이 가장 액션씬이 많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조쉬는 육체능력이 별 볼일 없는 터라 기억나는거라곤 공포의 추격자와 눈마주치고 바로 기절^^;; 한것밖에 없지만…
앞으로의 탐사에도 이런저런 위험이 많을텐데 적어도 팀의 발목을 잡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디아에게 호신용으로 사격을 배우거나 지금까지 입수한 마법서에서 도움되는 마법을 연구해야할까.. 고민이 되네요. 처음부터 긴장감 없이 탐사에 끼어든 즉흥적이고 낙천적인 캐릭터를 모티브로 해서 무기를 선호하지 않는 비폭력주의자의 느낌이였지만 수많은 위험을 건너오고, 동료들도 몇이나 잃은 지금이라면 오히려 무기를 들지 않는 쪽이 오히려 어색한 느낌이기도 하네요. 평생을 직선으로 살아온 캐릭터에게 굴곡이 생기는 느낌이라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많은 동료를 잃었다고 했는데, 영국에서 두 친구를 잃은 후에 이집트 탐사에 새롭게 참여한 탐사자가 바로 로스트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바로 캠페인 제목이기도 한 그분을 직접 대면한 장면에서 말이죠… 언젠가는 그의 아바타를 만나겠다고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갑자기 등장했을때는 네? 여기서요? 갑자기요??? 라는 느낌이였네요. 그야 그사람이 인간들 상황 봐주면서 나타날거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니알라토텝이 저희 탐사대의 행보에 굉장히 언짢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우리 탐사대가 지금까지 해온 희생과 노력이 아주 헛된것은 아니라는 기분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탐사자 말고 제가요. 탐사자는 개쫄) 디 한번 네 마음대로 해봐라 우리도 호락호락한 개미가 아니거든?!
탐사자들의 밝혀내야 하는 것의 실존하는 형상과 실제로 닥쳐오는 위협을 직접 겪고 나니 앞으로의 탐사에 조금 더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검은파라오 교단의 살해 위협을 받으면서 이집트에서 도망나왔을때는 정말 조마조마했네요. 그렇게 우리의 탐사자들은 다음 목적지인 케냐로 향합니다. 이곳은 칼라일 탐사대의 마지막 목적지이자, 목숨을 잃은 곳이기도 합니다. 다음 장소에서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위험과 고난이 닥칠지? 그리고 우리의 의지로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다음 시간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이집트의 긴 여정을 함께한 탐사자여러분, 그리고 늘 갓세션으로 저희를 울고웃게하는 지엠님 다들 고생많으셨습니다! 케냐에서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