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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알라토텝의 가면들이 한국 펀딩한지 일년이 넘었네요. 외국에서도 유명하고 평가가 좋은 캠페인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마침 모래님이 오랫동안 하고싶어하던 캠페인 탁을 고정팟에서 진행한다고 하시고, 마침 같이 하자고 권해주기도 하셔서 좋은 기회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미래 일정을 미리 확정하기 쉽지 않은 직업이라 장기 일정으로 세션 잡는걸 별로 선호하지 않는 성향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캠페인이였어요. 그리고 첫 세션을 진행한 후 힘들겠지만 그래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오프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핸드아웃의 전달이나 단서 파악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키퍼님께서 각자 스크랩북을 준비해 탐사자별로 탐사기록처럼 사용하자라고 제안하셨는데 여기서 다들 진심모드가 발동되면서 엄청난 장비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각자 펜이나 스티커에, 마스킹 테이프, 메모지.. 거기에 키퍼님이 직접 준비해주신 초 호화 고퀼리티 핸드아웃까지! 물론 세션도 즐거웠지만 스크랩북을 예쁘게 만들어서 모아보는것도 특별한 재미였어요. 세션 얘기보다 앞서 스.꾸(스크랩북 꾸미기라는 뜻) 얘기를 하는게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세션 얘기는 조금 뒤에 더 길게 할 예정이니까요. 세션 진행하면서 점차 채워나가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 다음 세션이 더 기대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럼 다시 메인 디쉬인 세션 얘기로 돌아와서, 니알라토텝의 가면들의 서장격인 페루편인 본편의 4년 전 이야기로 모든 탐사자들이 첫 만남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라고 하네요. 저는 부부 탐사자를 해보고 싶어 프랑스인 골동품상 탐사자를 만들었고, 1차 대전에 참전했던 군인 출신 부인과 함께 새로운 문화재와 골동품을 보기 위해 페루로 출발해 다른 탐사자들과 합류하게 됩니다.

낙천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이른바 ✌대가리가 꽃밭✌인 조쉬는 피라미드로 향하는 길에 드러나는 여러 위험의 징조를 깡그리 무시한 채 황금의 단꿈에 젖어 피라미드로 향하는데요, 피라미드에 가까워 질수록 그 동안 조사해 온 단서가 맞춰지며 끔직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그래도 조쉬는 다른 탐사자에 비하면 덜한 편이였어요 크게 부상을 입은 탐사자도 있고, 끔찍한 것을 목격하고 광기에 빠져버린 탐사자도 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동품 애호가로써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골동품을 보고싶다는 열망과, 장사꾼으로써 지금까지 사용한 비용에 대한 손익계산과, 개인적인 성향에 따른 호기심으로 여행의 종착지인 피라미드와, 그 피라미드가 감추고있던 거대한 비밀에 마주하게 되죠.

그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크툴루적으로 공포스럽고 긴박하고 흥미로웠지만, 결론적으로 탐사는 잘 끝났어요. 별 생각없이 가치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챙겼던 물건이 마지막에 그렇게 사용될 줄은 몰랐고 엔딩 보고 나니 와, 우리가 이걸 어떻게 했지? 얼레벌레였지만 잘 끝났다! 라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이 세상의 대부분은 얼레벌레들이 어쩌다보니 위대해지고 어쩌다보니 숭고해지며 역사에 기록되는 것이 아닐까요? 제가 가장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영웅담을 좋아하기도 해서 더욱 인상적이기도 했네요.

그렇게 이번 탐사자들은 페루에서의 첫 만남을 뒤로 하고 4년동안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다(조쉬는 이번 여행에서 부상자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학습’ 옵션 룰을 사용해서 의학을 올렸습니다. ㅎㅎ 앞으로도 모험을 그만 둘 생각은 없으니까요) 1925년의 미국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아직은 이 세상을 향하고있는 거대한 악의를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