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루토리 캠페인, 그 두번째 시날을 다녀왔습니다.
1편에 이어서 합동 전투 훈련과, 그 중간에 이어진 소라바미 무리의 습격을 해결한 두 사람은 고향 포트리스로 돌아갈 채비를 하던 중에 윈터버드 포트리스 수장에게 지아드사막에 묻혀있던 과거의 지하도시를 찾아냈으니 조사에 동행해달라는 제안을 받습니다. 공부하는걸 좋아하는 아일이는 바로 흥미를 가졌고, 자신이 가사상태로 들어간 후의 단절된 시간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인 하비브도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죠. 자신이 기억하는 지구는 아직 푸른 하늘과 숲과 나무가 남아있었는데 그간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지금같은 죽음의 행성이 되어버렸는지 매우 궁금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에서는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을거고요.
기꺼운 마음으로 향한 지하도시에는 지상에서는 볼 수 없던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지하도시 천정에 홀로그램으로 푸른 하늘의 영상이 투사되고 있었거든요. 다시 눈을 뜬 이후로 그렇게 넓고 푸른 하늘은 처음 봤을 것 같아서 감회가 새로웠을것 같아요. 물론 진짜가 아니라 투영된 가짜일지라도 말이에요. 저(와 하비브)는 애초에 푸른 하늘을 본 적 없이 자란 포트리스의 아이들은 이런 푸른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평생에 걸쳐 봐 온 것은 지아드 구름이 가득 낀 흐린 하늘뿐이고 구름이 걷혀 푸른 하늘이 보일 때는 소라바미가 포트리스를 공격할 때 뿐이니까 푸른 하늘이 전쟁의 전조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포트리스칠드런인 아일이는 홀로그램으로 펼쳐진 하늘을 보면서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물론 아일이가 새로운걸 받아들이기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은 500년이 지나도 동일하게 이어져내려오는걸지도… 하비브도 그런 아일이 모습에 약간의 충격과, 섣부르게 걱정하고있었던 자신에 대한 반성과, 그리고 이런 푸른 하늘을 걱정없이 보게 해주고싶다는 소망이 생겼을 것 같습니다.
푸른 하늘아래 지하도시를 탐색하며 자신이 예전에 사용하던 물품들을 발견하고 반가워하기도 하고, 아일이한테 이것저것 설명하면서 즐거워하고(라떼는말이다~) 하던 중에 이 지하도시가 스카이이터를 연구개발하던 도시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감정 조절 잘하던 하비브도 그순간만큼은 아일이 앞임에도 불구하고 충격과 분노를 잠시 숨기지 못했을 것 같네요. 슈발리에를 사냥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스카이이터의 개발을 멈추지 않고 더욱 더 파괴력을 높이고 피해를 크게 만들어서 단순히 슈발리에만 쓰러트리는게 아니라 지상에 피해를 주고, 지금처럼 전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어낸 과거(그리고 하비브 입장에선 미래) 인류들에 대한 실망이 컷을것입니다. 자기를, 그리고 인류를 구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자신의 목숨도 기꺼이 내놓는 사람(이 아니라 에이아이)도 있었는데 한쪽에서는 더 많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 기술과 자본을 투입해왔다는걸 눈으로 확인하고 말았으니까요.
그래서 이 실망감과 분노를 해소할 곳도 없이 꾹꾹눌러 참던 차에 지하도시에 숨어있던 소라바미들에게 습격을 받고… 그리고 정말 간신히 살았습니다!!! 결국 파괴된 퍼지레버를 사용할정도로 너덜너덜해져서 에너미의 명중치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딱 쉴드 내구력만큼 맞춰서 때리더라구요. 하하 카리님을 나쁜 지엠 주사위로 고소합니다.
카밀리아가 뒤에 남으라고 했을때도 그런 이유로 수긍했을 것 같네요. 이번엔 자신의 피해량이 제일 크고, 도움이 되기보단 이 피해를 복구하는게 먼저라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남으라는 명령에 알겠다고 했을 것 같아요. 물론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앞서서 소라바미의 본거지를 조사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자괴감에 휩싸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스스로 자학하고 있을 때 아일이가 손잡아주면서 우리도 중요한 일을 하는거죠! 하고 응원해주는게 너무 좋았어요. 하비브는 어린 아일이를 보호하면서 이끌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을 텐데 자신이 심적으로 무너졌을때 그 순간을 지탱해주고 붙잡아준건 어리다고 생각했던 아일이잖아요. 그렇게 서로 보완되는 존재가 되는게 정말 오타쿠적으로 “룽”하다고 생각해요.. 정말멋져
하지만 그런 생각을 오래 하기도 전에 폭발음이 들리고…. (또 다음 편에서 계속)